‹ 목록으로 1956년, 아들이 되었다

3화

2년째, 방에서 안 나온다는 말. 그 한마디가 며칠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밭을 갈다가도, 물을 긷다가도, 그 문장이 불쑥 떠올랐다. 2년. 730일 남짓. 사람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730일을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나는 노부부의 집에서 열흘을 더 머물렀다. 마력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갈 방법도 여전히 없었다. 하지만 몸은 이 세계의 노동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었다. 처음 며칠은 낫을 쥐는 것조차 서툴렀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그 물집이 터지고, 다시 굳은살이 잡히는 과정을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그런데 열흘째가 되자, 이상하게도 몸이 가벼워졌다. 근육이 노동의 리듬을 기억한 것 같았다. 어느 날 아침, 밭을 갈다가 손끝에서 미약한 온기가 느껴졌다. 멈췄다. 손을 눈앞으로 들어 올렸다. 손끝이 미세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주 희미하게, 육안으로는 놓치기 쉬울 정도로. 마력이었다.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었다. 아주 조금, 아주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숨이 잠시 멎었다가 다시 터져 나왔다. 가슴 안쪽에서 뭔가가 뜨겁게 치솟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곧 계산이 끝났다. 열흘 동안 회복된 마력의 양을 어림잡아 계산했다. 그 속도로는, 완전히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좌표 계산이 다시 틀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설령 마력이 다 돌아온다 해도, 원래 있던 세계로 정확히 돌아갈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현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치솟았던 열기가 순식간에 식었다. 손끝의 온기만 남고, 그 외의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대신 나는 그 미약한 마력으로 작은 것들을 해 보기 시작했다. 부여마법의 기초, 물건에 회복의 흔적을 남기는 정도. 이 세계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도 없는 개념이었지만, 손끝의 감각만으로도 충분했다. 박철수가 낫을 갈다가 손을 벤 날, 나는 손끝의 마력을 상처에 흘려 넣었다.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던 순간이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그의 손을 잡고, 남아 있는 마력을 상처 쪽으로 흘렸다. "어, 이거..." 박철수가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며 눈을 크게 떴다. 피가 멎었다. 상처가 절반쯤 아물어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상처와 나를 번갈아 오갔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멈췄다. "약초를 아나 보오." 박철수가 그렇게 이해했다. 나는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그날부터 나는 조심스럽게 마력을 썼다. 농기구에 부여마법을 걸어 잘 부러지지 않게 만들었다. 낫의 날에, 호미의 손잡이에, 지게의 끈에. 아주 미량의 마력을 아주 얇게 발랐다. 사람의 눈에는 그저 튼튼한 도구로만 보일 정도로. 논에 물을 대는 물길에 손을 대어 흐름을 조금 원활하게 만들었다. 막혀 있던 곳을 슬쩍 뚫고, 물이 고이는 자리를 미묘하게 낮췄다. 티가 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네 온 뒤로 일이 훨씬 는다네." 김순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에, 이유 없이 목이 메었다. "밥은 먹었어?" 그녀가 늘 그렇게 물었다. 나는 늘 그렇다고 답했다. 사실이 아닌 날도 있었지만,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밤이 되면 나는 헛간에 누워 준서를 생각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존재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천장의 낡은 나무 서까래를 바라보며, 나는 얼굴 없는 사람을 상상하는 데 시간을 썼다. 방 안에서 730일을 보낸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음식을 문 앞에서 몰래 가져가는 손은 어떤 모양일까. 그 질문들이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준서는 왜 그런 겁니까." 어느 저녁, 마당에서 박철수에게 물었다. 그가 담배를 말며 잠시 침묵했다. 손가락이 종이 위에서 천천히, 익숙하게 움직였다. 그 익숙함이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졌다. "서울서 직장을 다녔소." "공장이었는데, 사람들이 심하게 굴렸다더군." "어떻게 굴렸는지는 말하지 않으셨나요." 박철수가 라이터를 켰다. 불빛이 그의 주름진 얼굴을 잠시 밝혔다. "자세히는 몰라. 애가 말을 안 하니까." "돌아와서는 말수가 줄더니, 어느 날부터 방에 틀어박혔소." "2년째요." 박철수의 목소리에는 원망도 슬픔도 없었다. 그저 사실을 나열하는 듯한 담담함뿐이었다. 그게 오히려 더 아프게 들렸다. "밥은 어떻게 먹입니까." "문 앞에 놓아두면, 밤에 몰래 가져가오." "매일 같은 시간입니까." "대개 새벽이오. 우리가 다 자고 나면." "얼굴은 못 봅니까." "가끔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내려가는 걸 봤소." "책을 빌리러 가는 것 같은데, 사람이랑은 말을 안 섞소." "동네 사람들이 마주치면 어떻게 합니까." "피하지. 자전거를 세워두고 숨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다시 타고 가는 걸 본 적도 있소." 나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뭔가가 명확해지는 걸 느꼈다. 돌아갈 수 없는 세계. 마력은 아주 천천히만 회복된다. 노부부는 나에게 조건 없이 호의를 베풀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2년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 아들이 있다. 그 조합이 머릿속에서 하나의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직 확신은 아니었다. 그저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이상하게 심장을 뛰게 했다. "준서를 한번 만나 보고 싶습니다." 박철수가 눈을 크게 떴다. 담배를 쥔 손이 잠시 멈췄다. "아무도 못 만나오." "제가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자네가?" 박철수의 목소리에 의아함과 경계가 동시에 섞여 있었다. 김순자가 부엌에서 나와 마루에 앉았다. 그녀의 손에는 물기가 남아 있었다. 행주치마에 손을 닦으며, 그녀는 나를 오래 바라보았다. "소용없을 거야." 그 말투에 체념이 배어 있었다. 오랜 시간 반복된 실망이 만든 체념이었다. "몇 번이나 시도해 보셨습니까." "셀 수도 없지. 목사도 왔었고, 옆 마을 무당도 왔었고." "다 소용없었소."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잠깐 쳐다봤다. 말리지도, 허락하지도 않는 눈빛이었다. 그저 또 하나의 시도가 실패로 끝날 걸 미리 알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처음으로 준서의 방 앞에 섰다. 산 너머, 본채와 조금 떨어진 작은 별채였다. 가는 길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사람이 자주 드나든 흔적이 없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창문에는 두꺼운 천이 덮여 있었다. 빛이 한 줄기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준서 씨."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박준서 씨." 여전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귀를 문에 붙였다. 안에서 아주 작은 숨소리가 들렸다. 살아 있다는 뜻이었다. 적어도 그 사실만은 확인했다. 나는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 문에 손바닥을 대 보았다. 나무의 결이 손바닥에 닿았다.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사흘을 더 시도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두드렸다. 매일 같은 정적이 돌아왔다. 이틀째, 나는 문 앞에 앉아 준서에게 말을 걸었다. 누구인지, 왜 여기 있는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날씨, 밭일, 노부부의 안부.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문 안쪽의 숨소리가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확신할 수는 없었다. 사흘째, 나는 문 앞에 그날 마력으로 손질한 작은 나무 조각을 놓아두었다. 쥐면 따뜻해지는, 아주 미약한 부여마법을 건 물건이었다. 다음 날 확인해 보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누군가 만졌다가 다시 내려놓은 흔적이 있었다. 나흘째 되는 날, 이른 아침이었다. 마당에서 물을 긷던 나는 저 멀리 산길에서 자전거 소리를 들었다. 바퀴가 흙길 위를 굴러가는 소리, 체인이 삐걱거리는 소리. 고개를 들었다. 낡은 자전거를 탄 남자가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머리는 자르지 않아 길게 늘어졌고, 옷은 색이 바랬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에는 초점이 없었다. 두레박을 쥔 손에서 힘이 빠졌다. 물통이 우물 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그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박준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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