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심연을 엿본 자

6화

발소리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두세 걸음, 그리고 멈춤. 나는 현관문에 손을 댄 채로 숨을 참았고,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누군가와 마주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심장이 갈비뼈를 두드리는 걸 느꼈다. 손바닥이 문짝에 닿아 있었는데, 그 냉기가 손끝을 타고 팔뚝까지 올라오는 게 이상하게도 선명했다. 문구멍에 눈을 붙였다. 택배기사였다. 옆집 문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 벨을 누른 뒤 계단을 내려가는 그 뒷모습을 확인하는 데 걸린 시간은 삼 초 남짓이었지만, 그 삼 초가 나에게는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사흘 전까지의 나였다면 이 정도 발소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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