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추도식 당일 아침, 대강당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뒷줄에 섰다. 앞줄부터 격물원 정복을 갖춰 입은 간부들과 유족들이 자리를 채웠고, 나 같은 말단은 그 뒤편, 벽에 붙듯이 서 있는 게 어울렸다. 누구도 나를 눈여겨보지 않기를 바랐다. 그게 지금 내가 바랄 수 있는 유일한 사치였다.
백승현의 부모가 단상 앞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는 손수건을 쥔 손이 계속 떨렸고, 아버지는 그 옆에서 입술을 꾹 다문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격물원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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