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연회장 입구에 걸린 커다란 놋쇠 등이 흔들리며 붉은 빛을 흩뿌렸고, 그 빛 아래로 걸어 들어오는 여인의 자태가 마치 불꽃 한 자락이 걸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진홍빛 드레스의 자락이 대리석 바닥을 스칠 때마다 사락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마저도 계산된 것처럼 정확한 박자를 지니고 있었다. 마치 오래도록 연습해온 걸음걸이인 듯, 한 걸음마다 옷자락이 접히고 펴지는 각도조차 어긋남이 없었다. 강서율은 도면을 말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방금까지 자신에게 쏠려 있던 시선들이 물살처럼 그쪽으로 빨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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