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연회가 끝난 밤, 박순덕은 또 내 손을 잡고 복도를 걸었다. 촛불이 벽을 따라 일렬로 늘어서 있었는데 그 불빛들이 흔들릴 때마다 내 그림자도 따라 흔들려서, 마치 내가 두 명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나는 지금 걷고 있는 나고, 다른 하나는 이 상황을 저 멀리서 구경하며 "야, 이거 미친 상황 아니냐" 하고 혀를 차는 나.
"오늘은 얌전히 계세요. 영주님 기분이 어떤지 몰라서."
박순덕이 낮게 속삭이듯 말했다. 나이 든 시녀답게 걱정과 다그침이 반반 섞인 목소리였는데, 그 말투에서 묘하게 애정 비슷한 게 느껴져서 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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