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이튿날 아침, 소하는 우물가에 쪼그려 앉아 물을 긷다가 두레박 줄을 놓은 채 오래도록 수면을 들여다보았다. 흔들리는 물결 위로 얼굴이 어른거렸는데, 헝클어진 머리카락 몇 가닥이 이마에 붙어 있었고, 어젯밤 흙바닥을 뒹굴며 튄 흙탕물이 치맛자락 끝에 얼룩처럼 남아 있었다. 눈 밑은 거뭇하게 그늘져 있었다.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이었다.
어제, 그토록 정성껏 머리를 빗고 옷매를 다듬었던 자신이 이 우물물 속에서는 다시 초라한 산골 처녀로 돌아와 있었다. 마치 잠깐 빌려 입었던 옷을 벗어버린 것처럼, 어제의 화사함은 물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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