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 그림자는 소리 없이 움직였다.
마치 어둠 그 자체가 형태를 갖춘 것처럼, 천장 근처의 그늘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왔다.
창고 안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는 듯했다.
먼지 냄새와 오래된 나무 냄새가 뒤섞여 있던 공간에, 낯선 냉기가 스며들었다.
나는 숨을 죽였다.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쿵, 쿵, 쿵.
빠르게 뛰기 시작한 박동이 귓가에까지 울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아리 앞을 막아섰다.
"뒤로 가."
낮고 짧은 목소리였다.
내 목소리가 이렇게 낮게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리는 순간 멈칫했다.
그 애의 눈동자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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