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 이후 며칠간 하준은 눈에 띄게 나를 자주 찾아왔다. 왕실 업무로 늘 바쁘던 사람이 갑자기 정원에서 함께 차를 마시자거나 신전 근처 산책로를 걷자고 청하는 걸 보고 나는 이게 위로인지 감시의 연장인지 구분이 잘 안 됐다. '위로치고는 너무 정확한 시간에 나타나는데.' 매일 같은 시각, 해가 신전 지붕 위로 살짝 기울 때쯤 그가 나타났고, 나는 그 규칙성이 우습기도 하고 조금은 소름 돋기도 했다. 태자궁의 시종장이 그의 일정을 보고 나를 찾아오는 시간까지 조율해주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는데, 확인해볼 방법은 없었으니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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