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이유는 없습니다."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표를 내밀었다.
숨기면 더 의심받는다.
전생 회사에서 배운 원칙 중 하나였다. 숨길 게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방어라는 것.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배운 게 인생 살면서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그때는 부장이 괴롭히려고 시켰던 신원 조사 대응 매뉴얼이었는데, 지금은 목숨 걸고 써먹는 처세술이 됐다.
이현이 표를 훑어보았다.
금방 넘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들여다봤다.
'뭐야, 진짜로 관심 있는 거야?'
표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그냥 훑는 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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