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왜... 도망 안 가?"
설하의 목소리였다. 처음 그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했던 그 질문과 똑같았다.
대답할 힘이 없었다. 몸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의식의 조각들이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손발의 감각은 이미 지워진 지 오래였고, 귀에 들리는 것도 진짜 소리인지 뇌가 만들어낸 잔향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대답이 자동으로 나왔다. 내 입이 아니라, 어딘가 다른 곳에서.
"안 도망가."
말이 되어 나가는 순간, 이상하게도 그 한마디가 진짜라는 확신이 들었다. 몸은 죽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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