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낯선 몸에 갇힌 목소리

6화

"방에서 무슨 소리 났어?" 이루하가 다시 물었다. 처음보다 목소리가 조금 낮았다. 웃음은 그대로였다. 나는 숟가락을 국에 담갔다. 천천히 저었다. 대답을 고르는 시간이 아니라 대답을 지연시키는 시간이었다. 국물 위에 뜬 기름막이 숟가락 끝을 따라 동그랗게 밀려났다. 그 원이 다시 잠잠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그게 내가 벌 수 있는 유일한 여유였다. "바람 소리였을걸." 나는 말했다. "창문이 헐거워서." "그래?" 이루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는 각도까지 정확했다. 마치 미리 계산해둔 값을 대입하는 것처럼. "어제 유리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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