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날부터 나는 도경과 함께 지난 삼 년치 물자 장부를 전부 뒤졌다.
방 안에는 종이 냄새와 촛불 냄새가 섞여 있었고, 손끝은 먹물로 까맣게 얼룩졌다. 밤이 깊어질수록 눈이 뻑뻑해졌고,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글자들이 뭉개져 보였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중요한 건 숫자였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만, 장부에 적힌 곡물의 양과 실제로 창고에 쌓인 곡물의 양이 다르다면, 그 차이는 누군가의 손을 거쳤다는 증거였다.
"마님, 여기 좀 보세요."
도경이 눅눅해진 장부 한 장을 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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