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 밤, 왕궁 깊은 곳에서는 이미 다른 파동이 일고 있었다. 대전 위쪽, 성전(聖殿)이라 불리는 별채의 창문 너머로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그 빛의 근원은 다름 아닌 대성녀의 방이었다.
대성녀에게 보고가 올라간 것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백발과 진한 크림색 눈을 가진 그녀는—그림 속에서 방금 걸어 나온 듯한, 세월이 스쳐 가도 흐트러지지 않는 정갈한 얼굴을 지닌 여인이었다—그 보고를 들으며 미소도 짓지 않은 채, 다만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방 안을 채운 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았고, 시종들은 그 침묵이 무엇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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