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인형사와 침묵한 죄인

8화

그림자는 정원 담벼락을 따라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달빛도 흐릿한 밤이라 형체만 겨우 알아볼 정도였는데, 그 걸음걸이가 술 취한 사람의 것이라기엔 너무 정확하고 조심스러웠다. 발끝을 먼저 딛고 뒤꿈치를 천천히 내려놓는, 어디서 훈련받은 사람 특유의 걸음이었다. 방탕아라던 사람이 왜 저렇게 신중하게 발을 옮기는 걸까. 소문대로라면 지금쯤 술에 절어 시녀 방문 앞에서 헤매고 있어야 정상 아닌가. 나는 창가에 붙어 숨을 죽인 채 그 움직임을 지켜봤다. 심장이 괜히 빨리 뛰었는데, 이게 무서워서인지 흥미로워서인지 구분이 안 됐다. 악녀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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