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이수아 시점]
밤 열한 시가 넘어가면 저택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한다.
낮에는 웃음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 찬 이곳이, 해가 지고 나면 숨소리조차 크게 들리는 침묵의 구조물로 변한다. 조명이 꺼진 복도는 낮보다 두 배는 넓어 보였고, 정원의 나무들은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며 다른 종류의 짐승처럼 서 있었다. 나는 그 침묵이 좋았다. 정확히는, 그 침묵 속에서 무언가가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버릇은 오래된 것이다. 몇 년 동안 나는 이런 밤들을 살아왔다. 소리 없는 발소리를 구별하고, 바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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