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박준서가 부른 학생회실에는 가지 않았다.
가면 뭐라고 할 건데. 뭘 어디서부터 설명할 건데.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결론은 늘 같았다. 갈 수 없었다. 가는 순간 은하의 비밀이 내 입 밖으로 새어 나갈 것 같았고, 나는 아직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넘겼다.
그리고 다음날 체육 시간에, 미뤄뒀던 문제가 한꺼번에 터졌다.
2학년 3반은 체육관에서 배구 수업을 하고 있었다. 체육관 안은 여름 초입의 열기와 아이들 땀 냄새가 뒤섞여 있었고, 바닥에 깔린 매트에서 나는 특유의 고무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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