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바람을 따라 걷는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산곡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지고, 좁아지고, 다시 넓어지는 식으로 불규칙하게 이어졌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구간을 몇 번이나 지나야 했다.
발바닥에 닿는 돌의 온도가 구간마다 달랐다. 축축하고 차가운 곳을 지나면 곧 건조하고 뜨거운 구간이 나왔다.
'지열이 새는 곳이다.'
한서준은 그렇게 판단했다. 온도 차이가 나는 이유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 차이를 읽어내는 감각만큼은 무디게 두지 않았다. 산곡의 구조를 감으로 익혀두는 것, 그것이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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