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딸랑, 현관 옆 화단에서 바람이 불어와 마른 잎사귀 몇 개가 발밑으로 굴러왔다. 나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다가 그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대문 앞에,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심장이 갓 잡은 활어처럼 펄떡였다. 나는 뒤로 한 발 물러서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고개가 꺾일 정도로 올려다봐야 하는 높이였다. 남자는 사십 대쯤 되어 보였고,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뱀처럼 차갑게 나를 훑고 있었다. 구두는 반질반질하게 닦여 있었고, 정장 안주머니에서 언뜻 보이는 서류 봉투 끝자락이 유난히 두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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