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박강일 시점]
나는 이현우라는 신입이 이 주 안에 무너지리라 확신했다.
그것은 오만이 아니었다. 경험이었다. 나는 이 회사에서 십 년 넘게 일했고, 그동안 B동을 거쳐 간 경비원들을 모두 보았다. 이름조차 다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들의 마지막 표정만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처음에는 담대했다. 어깨를 펴고, 규정집을 손에 들고, 자신만은 다를 거라고 믿는 눈빛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셋째 주가 되기 전에, 무너졌다.
어떤 자는 창문 앞에서 발이 얼어붙은 채 굳어버렸고, 어떤 자는 새벽 세 시에 사표를 던지듯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라졌다. 또 어떤 자는—
그건, 지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연속 단독 야간근무는 시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확인 절차였다. 이현우가 진짜로 규칙을 위반할 인물인지, 아니면 그저 호기심에 사로잡힌 얼치기인지 가려내는 절차. 만약 그가 진짜 위험한 인물이라면, 며칠 안에 다시 창문에 손을 대거나, 문고리를 붙잡거나, 뭔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를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는, 내가 그를 정식으로 처리할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첫날 밤, 나는 관제실 모니터로 그를 지켜봤다. 화면은 흑백에 가까운 저해상도였고, 형광등 불빛 아래 그의 그림자가 복도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 그는 규칙대로 움직였다. 두 시간마다 복도를 왕복했고, 관찰창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께름칙했다.
너무 정확했다. 너무 반듯했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보통 어딘가에서 티가 난다. 발걸음이 미세하게 느려지거나, 순찰 경로를 조금씩 단축하거나. 그런데 이현우는 시계처럼 움직였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시선에 맞춰 연기하는 것처럼.
둘째 밤도, 셋째 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매일 밤 같은 시간에 모니터 앞에 앉았다. 커피는 식어갔고, 담배 냄새가 옷에 배었다. 화면 속에서 그는 정확히 같은 리듬으로 복도를 걸었다. 어떤 밤엔 그가 정말로 로봇이 아닐까 하는 우스운 생각마저 들었다.
나흘째 되던 밤, 나는 직접 지하 삼층으로 내려갔다. 그가 무너지는 순간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였는지, 나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나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여기 왜 내려가고 있는가. 단순히 감시 때문인가, 아니면 확인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있는가.
답을 찾지 못한 채 문이 열렸다.
복도 끝에서 그를 지켜봤다. 그는 형광등 아래에서 무언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노래였다. 낮고 조용한,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스스로를 붙잡기 위해 부르는 노래. 가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 떨림만은 선명하게 전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다른 감정을 느꼈다.
연민이었을까, 아니면 인정이었을까.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건 분명했다. 얼굴에는 피로가 짙게 배어 있었고,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깨는 살짝 움츠러들어 있었고, 걸음은 처음보다 조금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창문 앞을 지날 때마다, 그는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한 채 걸음을 재촉했다. 그것은 명백한 자제였다.
나는 그 자제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벽 뒤에 몸을 숨긴 채, 숨소리조차 죽인 채. 그가 창문 앞을 지나가는 그 몇 초의 순간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었다. 마치 내가 대신 그 유혹과 싸우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날 밤, 처음으로 확신에 균열이 이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이 남자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위험 인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하지만 그 균열을 인정하기에는, 내가 이 일을 하며 잃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나는 오래전, 이현우처럼 규칙을 지키던 다른 경비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역시 처음에는 반듯했다. 창문 앞에서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고, 야간근무 내내 흐트러짐이 없었다. 나는 그를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나는 그 기억을 다시 삼켰다. 지금은 그 이름을 떠올릴 때가 아니었다.
나는 이현우가 박정수에게 접근하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관제실 카메라를 통해, 나는 그 둘이 휴게실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를 확인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화면 속 두 사람의 몸짓만으로도 충분했다. 대화의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현우의 표정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고, 박정수는 그것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이현우가 몸을 앞으로 기울일 때마다, 박정수는 반사적으로 한 발 물러섰다.
그 거리, 그 각도. 나는 그것만으로도 대화의 온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그날 오후, 박정수를 따로 불렀다.
사무실 문을 닫고, 나는 그를 책상 앞에 세워둔 채 한참 동안 서류를 뒤적이는 척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박정수의 시선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 침묵을 의도적으로 늘렸다. 사람은 침묵 속에서 더 많은 것을 털어놓는 법이니까.
"이현우가 뭐라고 하던가."
박정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별거 없었습니다. 그냥 근무 얘기였습니다."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시선이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서류 더미 어딘가를 배회했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나는 즉시 알아챘다. 오랜 세월 이 일을 해오며 얻은 것이 있다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눈동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캐묻지 않았다. 박정수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일해온 사람이었고, 그의 충성을 의심할 이유는 아직 없었다.
"그 친구랑 너무 가까워지지 마라." 나는 대신 그렇게 경고했다. "규칙을 지켜야 할 사람은,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려야 하는 법이야."
박정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끄덕임에 담긴 확신은 얕아 보였다. 나는 그 얕음을 눈여겨봤다. 언젠가 다시 물을 날이 있을 것이다.
박정수가 사무실을 나간 뒤,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흐린 하늘이었다. 곧 비가 올 것 같은 무거운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다. 어쩌면 오늘 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이유 없이 목덜미를 스쳤다.
그날 밤, 나는 다시 사무실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이현우의 다섯째 밤 근무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화면 속에서 그가 복도를 걷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그를 완전히 신뢰할 수도, 완전히 의심할 수도 없는 상태.
그것이 가장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신뢰는 방심을 낳고, 의심은 오판을 낳는다. 나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다.
시계를 봤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화면 속 이현우는 다섯 번째 순찰을 막 마치고 휴게실 쪽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걸음걸이가 조금 느려진 것이,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가 관제실 형광등 아래에서 느리게 퍼져 나갔다.
자정이 조금 지났을 무렵, 관제실 스피커에서 이상한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에 통신 장비 오류라고 생각했다. 요즘 들어 낡은 장비가 자주 말썽을 부렸으니까. 하지만 잡음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지지직거리던 소리가 점점 리듬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것은 더 이상 무작위한 소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계음이 아니었다.
경보음이었다.
나는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끄는 것도 잊은 채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화면 상단에 붉은 글씨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지하 삼층, 격리구역 인근에서 발생한 가스 감지 경보.
심장이 갈비뼈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즉시 모니터 화면을 전환했다. 지하 삼층 복도. 이현우가 있어야 할 곳.
나는 벌떡 일어섰다. 의자가 뒤로 밀리며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모니터 속 이현우가 있는 복도로 시선을 옮겼다. 화면 속에서, 그가 벽을 짚으며 휘청거리고 있었다.
한 손은 벽을, 다른 한 손은 목 언저리를 움켜쥔 채. 다리가 꺾이듯 흔들렸고, 걸음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나는 인터폰 버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그것이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인지, 나는 아직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