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담벼락에 등을 붙인 채 숨을 죽인 지 벌써 몇 분째였다.
손바닥이 축축했다. 심장이 갈비뼈를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혹시 저 안에서도 들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까지 따라오면 안 됐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누나가 요 며칠 새 부쩍 야위어가는 걸 보면서, 밤마다 문을 잠그고 어딘가로 나가는 걸 알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담 너머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은 뭘 보여줄까."
하얀 머리 여자였다.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등골이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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