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서자, 한 달 만에 뒤집다

4화

장빈의 손은 다시는 검을 쥘 수 없게 되었다. 손가락 다섯 개가 부러진 채로 늘어져 있었다. 의원이 그 손을 붕대로 감는 동안, 나는 마당 한켠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뼈가 어긋난 소리가 아직 손바닥에 남아 있는 기분이었다. 그날 밤, 본채 대청에 온 가문 사람이 모였다. 등불이 사방에서 흔들렸다. 촛농이 흘러내리는 소리마저 들릴 만큼 대청 안은 조용했다. 대부인 한씨가 상석에서 나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화로 속에서 막 꺼낸 쇳덩이처럼 벌겋게 달아 있었다. "형제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다니. 가문의 법도가 우습다는 것이냐." "시험 중이었습니다." "시험은 실력을 재는 자리다. 상해를 입히는 자리가 아니야." "그럼 애초에 검으로 상대를 베려고 한 쪽에 물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씨의 얼굴이 붉어졌다. 부채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런 성정이 어디서 왔는지 알겠구나. 그 어미와 똑같아." 대청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좌우로 앉은 방계 어른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그 천것도 결국 제 성정을 못 이겨 도망친 것이 아니냐." 뭔가 뜨거운 것이 목 안쪽에서 치솟았다. 화로 속 장작이 한꺼번에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손끝까지 열이 뻗쳤다. 하지만 나는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불을 다룰 때는 세게 불어넣기보다 숨을 죽이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도망쳤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무엄하구나!" "없으면, 말을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한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바람에 상석 옆에 놓인 찻잔이 흔들려 바닥에 찻물이 튀었다. "저 아이를 별채로 옮겨라. 정실 예우는 오늘부로 정지다!" 주변이 웅성거렸다. 누군가는 헛기침을 했고, 누군가는 아예 고개를 돌려 못 본 척했다. 아버지 장운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릎 위에 올린 두 손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오히려 담담하게 웃었다. "좋습니다." "...뭐라?" "어차피 이 집에서 저를 반겨준 밥그릇은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몇몇이 실소를 터뜨렸다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한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나는 품에서 낡은 옥패 하나를 꺼내 대청 바닥에 던졌다. 쨍, 하는 소리가 대청 바닥을 울렸다. 어머니 유설이 남기고 간 유일한 물건이었다. 손잡이 부분이 닳아 반질반질했다. 몇 번이고 쥐었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던 흔적이었다. "이걸 두고 어머니가 사라진 그날의 진실을 아는 자, 앞으로 나와보십시오." 대청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등불의 심지가 타들어가는 소리만 들렸다. 한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부채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강씨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옆에 앉은 다른 부인들 역시 시선을 어디에도 두지 못하고 눈만 굴렸다. 나는 그 반응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누가 먼저 눈을 피하는지, 누가 손을 떠는지, 누가 숨을 참는지. "아무도 없으신 걸 보니, 다들 무고하신가 봅니다." 나는 옥패를 다시 주워 품에 넣었다. 옥의 표면은 여전히 차가웠다. 마치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온기를 되찾지 못한 것처럼. 대청을 나서며 나는 속으로 확신했다. 무언가 있다. 이 가문 안 어딘가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등 뒤에서 시선이 따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두려움으로, 누군가는 경계로. 그 시선들의 무게가 오히려 확신을 굳혀주었다. 그날 밤부터, 나는 진짜로 판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별채로 짐을 옮기던 밤, 나는 옥패를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어머니가 남긴 것은 이 옥패 하나뿐이었지만, 이 하나가 가문 전체를 흔들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대청 안 표정들이 증명해주었다. 그리고 그 밤, 별채 문 앞에서 나는 낯선 발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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