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종이를 발견한 밤 이후로, 나는 그 종이를 서랍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
다시 꺼내볼 용기는 없었다. 필체가 내 것이라는 사실도, 접힌 자국이 오 년째 그대로라는 사실도, 전부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경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었다.
정말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오늘은 남쪽 정원에 튤립이 필 거다."
식탁 맞은편에서 그가 말했다. 계절에 맞지 않는 꽃 이야기를, 마치 날씨 이야기하듯 아무렇지 않게. 수프 그릇에서 김이 올라오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여전히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철이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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