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연회장으로 돌아오는 길, 이서윤의 발걸음은 뱀이 미끄러지듯 조용했으나 그 속에서 들끓는 것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구두 소리마저 낯설게 들렸는데, 마치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한 감각이 발끝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손목에 새겨진 문양이 옷깃 안에서 은근히 뜨거운 감각을 남기고 있었고, 그 열기가 마치 강도현의 손이 아직도 그녀를 붙잡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옷소매가 살갗을 스치는 감각조차 그의 손끝처럼 느껴져, 이서윤은 저도 모르게 팔을 살짝 당겨 소매를 여몄다.
*시집을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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