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며칠 뒤, 나는 태호 공작으로부터 뜻밖의 서류를 받았다.
지난 삼 년간 청암 별궁으로 흘러간 예산 내역이었다. 공식 장부에는 기록되지 않은, 별도의 지출 내역.
종이를 받아 든 손끝이 서늘했다.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웠다. 이게 다 뒷돈이라고?
“이걸 어떻게 구하신 거예요?”
“재하가 별궁 확장 예산을 재상정하려 한 걸 계기로, 재무궁 서기 중 한 명이 양심을 못 이기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양심. 이 궁 안에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였다.
태호 공작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굳어 있었다. 저 사람이 저런 표정을 짓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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