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다과회에서 돌아온 지 이틀 만에, 목진하가 우리 저택을 찾았다.
해은의 혼약자로서 정례적인 방문이었다. 원래는 응접실에서 조용히 차 한 잔 마시고 돌아가는 게 관례였는데, 하필 나와 마주친 건 예상 밖이었다.
복도를 지나던 중이었다. 손에는 어머니가 부탁한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고, 머릿속으로는 오늘 저녁 뭘 먹을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런 시시콜콜한 생각 사이로 익숙한 인영이 불쑥 나타났다.
목진하가 먼저 걸음을 멈췄다.
"오랜만이네."
목소리에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딱 그 정도였다. 예의는 갖췄지만 온기는 없는,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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