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사형, 제가 지켜드릴게요

6화

밤이 깊었다. 나는 등잔불 하나를 밝히고 황색 비급을 다시 펼쳤다. 열흘째였다. 낮에는 마당을 쓸고 서고를 뒤지고, 밤에는 이 종이 앞에 앉았다. 부호와 그림뿐인 책. 글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처음 며칠은 그저 눈으로 훑기만 했다. 그러다 여섯째 날부터 나는 방식을 바꿨다. 대학원에서 사료를 다루던 손끝의 감각을, 이 세계에서도 그대로 써먹기로 한 것이다. 종이의 결을 만지고, 먹의 농도가 달라지는 지점을 표시하고, 반복되는 형태를 따로 옮겨 적었다. 원 안에 세 개의 점, 그 아래 짧은 선 두 개. 이 도형은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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