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배유가 청송파에 머문 지 열흘이 지났다. 그는 조용했다. 지나칠 정도로 조용했다.
매일 새벽, 그는 곁채 문을 열고 나와 마당을 쓸었다. 비질하는 소리가 규칙적이었다. 쓱, 쓱. 낙엽 하나 놓치지 않는 손놀림이었다. 정오가 되면 부엌 뒤편에 앉아 장작을 팼다. 도끼질에도 낭비가 없었다. 저녁이면 다시 곁채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 이상의 행동은 없었다.
위협적인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조용한 물이 깊다는 격언은 이 세계에서도 유효했다. 나는 매일 그의 동선을 기록해뒀다. 몇 시에 나오는지, 몇 걸음을 걷는지, 시선이 어디를 오래 머무는지. 그런 기록이 쌓일수록 오히려 그가 더 불투명해지는 느낌이었다. 사람은 보통 습관 속에서 균열을 드러낸다. 배유는 균열이 없었다.
서영은 회복한 뒤로도 그를 경계했다. 그녀는 매일 새벽 검을 들고 마당에서 초식을 수련했다. 배유가 비질을 하는 그 시각에 맞춰서.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도 눈치챘다. 그녀는 배유와 거리를 두면서도,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눈으로 좇았다. 칼끝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시선은 다른 곳에 있었다.
최천과 최설은 배유가 마당을 청소하는 걸 도와달라고 하면 마지못해 도왔다. 처음엔 팔짱을 끼고 못 들은 척했다. 그러다 배유가 두 번, 세 번 부탁하면 결국 빗자루를 집어 들었다. 며칠이 지나자 최설은 그에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낙엽을 쓸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아저씨는 왜 여기 있어요?"
순수한 질문이었다. 배유는 잠시 침묵하다 답했다.
"돌아갈 곳이 없어서."
최설은 그 말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자기 몫의 낙엽 더미를 그의 쪽으로 슬쩍 밀어줬다. 배유는 그것을 묵묵히 받아 쓸었다.
거짓인지 진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 대답을 기록해뒀다. 돌아갈 곳이 없는 자는 두 종류다. 정말로 잃은 자, 그리고 잃은 척하는 자.
그날 정오, 문파 대문 밖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땅이 울렸다. 한 필이 아니라 여러 필이 함께 달려오는 소리였다. 마당에서 비질을 하던 배유가 손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대문 쪽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그가 무언가에 반응한 순간이었다.
마당으로 나가보니 대문 앞에 말 여러 필이 서 있었다. 대부분 파천문의 표식을 단 무사들이었다. 그중 가운데 말에서 내린 남자가 있었다. 키가 크고 어깨가 산처럼 넓었다. 걸음마다 땅이 울리는 듯한 무게가 느껴졌다. 허리에는 폭이 넓은 대도를 차고 있었고, 그 칼자루에는 손잡이가 닳은 흔적이 짙었다—실전을 많이 겪은 손이라는 뜻이었다.
"청송파 대사형이 누군가."
목소리가 우렁찼다. 마당 전체가 그 목소리에 눌리는 느낌이었다. 이 몸의 기억이 즉시 그를 알려줬다—파천문 문주, 마횡도.
인근에서 가장 세력이 큰 문파의 수장. 무력을 자랑하며 여러 소문파를 흡수해온 자였다. 몇 년 전 이웃한 세 개 문파가 그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도 그 기억 속에 있었다.
"내가 유신후요."
나는 앞으로 나섰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마횡도는 나를 훑어봤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실망한 기색이 얼핏 스쳤다.
"명색이 대사형이라기에 좀 더 대단한 자인가 했더니."
비웃음이었다. 뒤에 선 파천문 무사들 몇이 낮게 웃었다. 나는 반응하지 않았다. 도발에 흔들리는 것은 손해다.
"무슨 용건으로 오셨소."
"청송파가 산 하나를 지키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소. 그 자격이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서."
명분은 그것뿐이었다. 실제 목적은 명확했다. 무력으로 청송파를 흡수하거나, 최소한 굴복시키려는 것. 강호에서 산 하나를 지킨다는 것은 곧 그만한 힘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 힘이 진짜인지 시험하려는 것이었다.
서영이 마당으로 걸어나왔다. 그녀의 걸음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검집을 쥔 손도 담담했다.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마횡도가 그녀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배가 흔들릴 정도로 크게.
"여인을 내보내는가."
"자격을 시험하고 싶다 했으니, 자격 있는 자를 내보내는 게 맞겠지."
내가 말했다. 마횡도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의 눈에 잠시 흥미가 스쳤다—얕게 보고 있던 상대가 갑자기 판을 뒤집었을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좋다. 다치더라도 원망 말라."
둘은 마당 한복판에서 마주 섰다. 나머지 파천문 무사들은 대문 앞에 그대로 머물렀다. 최천과 최설이 내 뒤로 슬쩍 몸을 숨겼다. 마횡도가 대도를 뽑았다. 칼날이 햇빛에 번뜩였다. 폭이 넓은 만큼 무게도 상당해 보였다. 서영은 검을 뽑았다. 명황색 옷자락이 바람에 흔들렸다.
첫 합이 부딪쳤다. 쇳소리가 마당 전체에 울렸다. 대도의 무게가 실린 일격이 검을 강하게 압박했다. 서영은 물러서지 않고 검을 회전시켜 힘을 흘려냈다. 두 번째 합, 세 번째 합. 그녀의 발끝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마횡도의 측면으로 돌아들었다.
마횡도의 표정에서 여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마에 땀이 배어 나왔다.
노화순청—몸이 기억하는 그 경지의 뜻을 나는 지금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힘을 완전히 다스린 자의 움직임에는 낭비가 없었다. 서영의 검은 마횡도의 대도보다 느렸지만, 한 번의 헛손질도 없었다. 반면 마횡도의 대도는 크고 위압적이었으나, 그 궤적 하나하나에 감정이 실려 있었다. 화가 날수록 칼이 커졌다.
일곱 번째 합에서 마횡도가 발을 헛디뎠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서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열 번째 합에서 서영의 검이 마횡도의 손목을 스쳤다. 대도가 손에서 미끄러졌다. 땅에 떨어진 대도가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 끝을 마횡도의 목 앞에 세웠다.
"패배를 인정하시겠습니까."
마당이 조용해졌다. 파천문 무사들도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마횡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목에 닿은 검날은 거짓말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정한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
서영이 검을 거뒀다. 나는 앞으로 나섰다.
"내려오신 대도와, 규칙에 따라 은자 열 냥을 청송파에 두고 가시오."
마횡도가 나를 노려봤다. 그러나 반박하지 못했다. 무투의 규칙은 강호에서 절대적이었다—진 자는 값을 치른다. 뒤에 선 무사들도 그 규칙을 알고 있었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대도를 마당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품에서 은자 열 냥을 꺼내 던졌다. 은자가 마당 바닥에 흩어졌다. 몇 개는 굴러 최설의 발치까지 왔다. 그녀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주워 담았다.
"이 빚은 잊지 않겠다."
그는 말을 타고 사라졌다. 뒤따르던 무사들도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 먼지가 대문 밖으로 흩날렸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도했다. 그러나 완전한 안도는 아니었다—마횡도 같은 자는 진 것을 잊지 않는다. 언젠가 다시 온다. 그것도 이번보다 더 많은 병력을 끌고.
마당 한쪽에서 배유가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비질하던 자세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빗자루가 쥐어져 있었으나, 그 시선은 온전히 서영에게 향해 있었다. 그의 눈에 처음으로 뜨거운 무언가가 스쳤다. 흥미인지, 감탄인지,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제법이군."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서영을 향한 말이었다.
그 시선이 마음에 걸렸다. 단순한 감탄이 아니었다—탐욕에 가까운 시선이었다. 열흘 동안 마당을 쓸며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던 자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원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다시 기록해뒀다.
서영은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검을 검집에 넣으며 배유 쪽을 돌아봤다. 두 사람의 눈이 잠시 마주쳤다. 배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비질을 시작했다. 쓱, 쓱.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횡도는 물러갔다. 그러나 새로운 위험이 이미 마당 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