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은 유난히 이헌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촛불이 몇 번이나 사그라들 것처럼 흔들렸는데도 그는 자리를 뜨지 않았고, 나는 서류를 몇 번이나 다시 정리해드리며 그가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기를 바랐지만 정작 그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러다 정말 몸이 상하겠는데.' 종이를 가지런히 맞추는 손끝이 다 저릴 정도로 몇 번이나 같은 동작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서고 안의 공기는 먹과 기름 냄새가 뒤섞여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그 무게가 이헌의 어깨 위에도 그대로 얹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차를 새로 올리며 조심스레 그의 표정을 살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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