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발코니로 이어지는 유리문을 밀고 나서자, 왕궁의 정원을 감싸던 밤바람이 채영의 목덜미를 스치며 지나갔고, 연회장 안에서 겹겹이 쌓였던 긴장이 조금씩 풀려나가는 듯했다. 등 뒤로 닫히는 문소리가 마치 두 세계를 가르는 경계처럼 울렸고, 그 소리가 잦아들자 비로소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달빛이 대리석 난간 위로 흩어져 내렸으며, 멀리서 들려오는 현악의 선율이 창문을 통해 흐릿하게 스며들어 이곳까지 닿았다. 그 선율은 마치 물속에서 듣는 소리처럼 왜곡되어, 화려했던 연회장의 시간이 이곳에서는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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