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낮고 건조한 목소리였다.
성별을 가늠하기 힘든 음색.
바람 한 줄기 없는 폐허 위로 그 목소리만 떠돌았다.
이도현은 흑란을 품에 안은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발밑에서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이 자그락, 소리를 냈다.
"누구야."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목구멍이 바짝 말라 있었다.
"질문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흰 로브가 걸음을 멈췄다.
로브 자락이 폐허의 잔바람에 느리게 흔들렸다.
로브 아래 그늘 속에서 눈동자가 잠깐 반짝였다.
일곱 개의 별 문양 중 세 개가 빛을 잃고 어두워져 있었다.
나머지 네 개는 여전히 창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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