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장운문의 정문은 웅장했다.
돌기둥마다 새겨진 용의 문양, 붉은 기와가 겹겹이 늘어선 전각들.
높이 솟은 처마 끝에서 풍경이 낮게 울렸다.
댕, 댕.
주빈은 그 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멈췄다.
발밑에 깔린 청석은 하나같이 매끈했고, 그 위를 밟는 자신의 짚신은 흙먼지에 절어 있었다.
주빈은 처음으로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실감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조여왔다.
방석과 웅열, 두 장로가 그를 맞았다.
두 사람의 걸음걸이는 느긋했고, 표정에는 여유가 배어 있었다.
"단현 형님이 데려온 아이인가."
방석이 흥미로운 눈으로 주빈을 살폈다.
위아래로 훑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적의가 없었다.
"발놀림이 예사롭지 않다더니."
웅열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이에 그런 보법을 익혔다면, 확실히 눈여겨볼 만하지."
두 사람 모두 호의적인 눈빛이었다.
주빈은 그제야 마른 목을 삼켰다.
긴장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 호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각 안쪽에서, 한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걸음마다 자락이 흔들렸고, 그 뒤로 짙은 그늘이 따라붙었다.
곽장우.
장운문 내에서 단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로였다.
좌우지세로 세력을 넓혀온 자, 그의 뒤에는 이미 수십 명의 제자와 문도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곽장우를 향해 정렬되어 있었다.
주빈은 그 줄지은 모습에서 이미 답을 읽었다.
이 자리는, 처음부터 공평하지 않았다.
"거지 하나를 들이는 데 이렇게 시끄러운가."
곽장우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바람 한 줄기가 그의 옷자락을 스쳤다.
"흥, 재미있군."
짧은 웃음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렇다면 시험도 흥미롭게 정해야겠지."
방석의 눈썹이 순간 굳었다.
"곽 장로, 종주께서 정하실 일이오."
목소리에 날이 섰다.
"내가 추천만 하는 것이오."
곽장우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웃음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장룡십삼권(壯龍十三拳)."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좌중이 조용해졌다.
바람 소리마저 멈춘 듯했다.
웅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건... 정식 제자들조차 삼 년을 넘게 익혀야 하는 권법이오."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러니 시험이 되는 것 아니겠소."
곽장우의 눈이 주빈을 향했다.
비웃음이 담긴, 확신에 찬 시선이었다.
그 시선 속에는 이미 결론이 서 있었다.
문도들 사이에서 낮은 웅성거림이 번졌다.
몇몇은 고개를 젓기까지 했다.
주빈은 그 모든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손끝이 저릿하게 굳었다.
숨이 짧게, 짧게 끊어졌다.
주빈은 그 눈빛 속에서 명확히 읽었다.
이것은 시험이 아니라, 함정이었다.
그리고 그 함정은, 이미 물러설 곳을 남겨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