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낙성의 성벽은 멀리서도 위압적이었다. 회색 돌을 층층이 쌓아 올린 벽이 하늘을 가로막듯 서 있었고, 성문 위로는 낙성 무가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였다. 이도현은 그 앞에 서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여기까지 오는 데 꼬박 스무날이 걸렸다. 산길을 넘고 강을 건너며, 도적 무리와 마주친 적도 있었으나 큰 다툼 없이 지나쳤다. 그렇게 아껴온 노잣돈이 지금 품속에 있었다.
성문 앞은 소란스러웠다. 사람들이 줄지어 통행세를 내고 있었고, 그 틈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통행세가 없으면 못 들어간다니까!" 문지기가 짜증스레 소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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