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복도를 뛰어 내려가면서, 나는 손톱이 살을 파고들 만큼 세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 발소리가 텅텅 울리는 게 스스로도 낯설게 들렸는데, 계단 손잡이를 잡은 손바닥에는 땀이 흥건했다.
[나는 협정을 지키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았던 거였어.] 겨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나는 계단을 두 개씩 건너뛰며 내려가면서도 자꾸만 숨이 막혔다.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 몇 분 전인지, 몇십 분 전인지, 아니면 훨씬 오래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 척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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