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강의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는데도 나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볼펜 끝으로 책상 모서리만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오하늘의 마지막 말, '은채랑은… 생각보다 더 오래된 인연이었네' 하던 그 문장이 귓가에서 몇 번이나 되풀이되며 심장을 조여왔고, 나는 그 말속에 담긴 확신의 무게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손끝이 서늘하게 식어가는 걸 느꼈다. 도대체 저 애는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벤치에서 은채와 나눴던 대화까지 전부 들은 건지, 아니면 그저 표정 하나만 보고 저런 말을 던진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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