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펜이 손끝에서 미끄러진 건 순식간이었다. 떨어진 펜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그 순간만큼은 유독 크게 울렸고, 나는 고개를 들었지만 곧바로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의 발끝쯤에 눈을 두었다. 구두코가 반질반질하게 닦여 있었고, 그 위로 늦은 오후의 빛이 비스듬히 떨어지고 있었다. 사무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바람에서 마른 낙엽 냄새가 났던가, 아니면 그건 내 착각이었을까. 그 짧은 순간 동안 나는 손끝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걸 느끼면서도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왜 이렇게 일찍…" 나는 겨우 그 말만 흘렸는데, 목소리가 우스울 정도로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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