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그날 저녁의 대답을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태희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은채도 그 침묵을 굳이 깨려 하지 않았다. 대신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남은 와인을 나눠 마셨다. 잔에 남은 붉은 액체가 촛불 아래에서 흔들릴 때마다, 나는 그 색이 꼭 오래전에 봤던 어떤 상처의 색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식당 안은 조용했고, 창밖으로는 겨울밤의 찬바람이 유리창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정적이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졌다.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그 시간이, 마치 세 사람 모두가 서로의 다음 수를 계산하는 시간처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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