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담장 너머 셋이 걸어 나왔을 때, 나는 그중 하나가 앞장선 순간부터 알았다.
다르다.
같은 검은 옷, 같은 연꽃 문양이었지만, 걸어오는 걸음에서 뭉근한 열기가 흘러나왔다.
마치 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살갗이 먼저 그 온도를 알아챘다.
『영왕의 직속이다.』
강염의 목소리가 그날 처음으로 진짜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백 년 전에도 저런 걸음을 본 적 있다.』
"백 년 전이면."
『그래. 나를 봉령주에 가둔 그날.』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심유나가 내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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