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다가와 내 손에서 파일을 가져갔다. 그 손짓은 화가 났다기보다 오히려 차분했다. 그게 더 무서웠다.
서재 안의 조명은 늘 그렇듯 은은했다. 벽을 채운 책들은 가지런했고, 마호가니 책상 위에는 그녀가 매일 아침 정리해두는 만년필 세 자루가 각도까지 맞춰 놓여 있었다. 그 완벽한 질서 속에서 나는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
"이걸 봤어요."
질문이 아니었다. 확인이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파일을 서재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탁. 그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방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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