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균열을 통과해 몸을 굴린 나는 예상치 못하게 훨씬 넓고 개방된 공간에 떨어졌는데, 이곳은 천장이 뚫려 있는지 위에서 희미한 자연광이 스며들어와 지금까지의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는 눈이 부실 정도였다. 바닥은 무너진 대리석 조각들로 어지러웠고, 그 사이사이에 뿌리를 내린 이끼와 잡풀이 이 공간이 시간이 흘러 지표와 이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했다. 공기 중에는 오래된 돌 냄새와 함께 희미하게 풀 냄새가 섞여 있었는데, 그 냄새를 맡는 순간 나도 모르게 폐 깊숙이 숨을 들이켰다. '드디어 밖인가.' 그런 안도감이 들었던 것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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