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김돌쇠는 마당을 가로질러 뛰어왔다.
숨이 턱까지 차 있었다. 두 손은 무릎을 짚었다가 다시 허공을 허우적거렸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뒷산, 뒷산에서, 사람이……"
그의 손이 떨렸다. 입술도 떨렸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그의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장원은 그를 부축해 담벼락에 앉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천천히 말해봐."
김돌쇠는 침을 삼켰다. 한 번, 두 번.
"제자 한 명이 죽었어. 온몸에 피가 하나도 없었대. 새하얗게, 마른 나무처럼……"
그는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았다. 마치 그 냉기가 자신에게도 옮아올 것처럼.
"발견한 사람이 소리도 못 지르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는데. 얼굴이 백지장 같았대. 시신이, 시신이 나뭇가지처럼 말라비틀어져서……"
장원의 눈빛이 순간 가라앉았다.
[이벤트 감지: 특수 사망 사건 발생]
시야 한켠에 낯선 문구가 떠올랐다. 처음 보는 알림이었다.
붉은 글씨였다. 여느 알림과는 색부터 달랐다.
장원은 그것을 잠시 응시했다. 심장이 미묘하게 빨라졌다.
이런 종류의 알림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겪은 모든 사건과는 결이 달랐다.
그때 산문 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쿵, 쿵, 쿵.
땅을 밟는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그러나 빠르게 이어졌다. 갑주를 걸친 무인들이 줄지어 뒷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선두에 선 사내는 위엄이 있었다. 검은 관복, 허리에 찬 장검,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걸음마다 서슬이 흘렀다.
흑매곡 산성의 요주(堡主), 용비호였다.
그 뒤를 따르는 노인은 백발이 성성했지만 걸음걸이만은 젊은 무인 못지않았다.
허리는 굽지 않았고 눈매는 매서웠다. 세월이 그를 약하게 만들지 못한 듯했다.
대호법 곽철산이었다.
"종놈들은 물러서 있거라."
곽철산이 짧게 말했다. 하대였지만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그 한마디에 주변에 서 있던 하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뒷걸음질쳤다. 김돌쇠도 황급히 몸을 낮췄다.
장원 역시 몸을 낮추었다. 다만 시선만은 살짝 들려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용비호의 시선이 장원에게 잠깐 머물렀다.
찰나였다. 숨 한 번 들이켤 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저 지나가는 눈길인 줄 알았다.
무인들의 행렬은 곧 뒷산 쪽으로 사라졌다. 발소리도 점점 멀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장원의 존재가 처음으로 상위 세력의 시야에 걸려든 순간이었다.
장원은 그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그들이 사라진 산문 쪽을 바라보았다.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