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조승상이 다녀간 지 열흘쯤 지났을 때였다.
그동안 나는 나름 평화롭게 지냈다. 배속의 그것도 조용했고, 서귀비궁에서도 별다른 기별이 없었다. 다행이다 싶었지만, 취소해야 했다. 평화는 딱 열흘짜리였다.
"삼황자궁에서 서신이 왔습니다."
춘심이 서신을 건네며 표정이 어두웠다. 봉투부터 뭔가 격식이 잔뜩 들어간 게 눈에 걸렸다. 금박으로 두른 테두리에, 봉인에는 삼황자 가문의 문양이 찍혀 있었다. 이런 건 대개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격식이 화려할수록 뒤에 숨은 함정이 깊다는 걸, 이 궁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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