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도곡 상단주에게서 답장이 온 건 사흘 뒤였다.
인편으로 짧은 종이 한 장이 왔는데, 내용은 간결했다.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세하령의 곡물은 아가씨와 함께 움직입니다.'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예상보다 반응이 빠르다.'
좋은 신호였지만, 동시에 조심해야 할 신호였다. 상단주가 이렇게 빠르게, 명확하게 반응한다는 건 그도 세하령 관리 체계가 흔들릴 것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나는 종이를 촛불에 태우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했다.
'상단주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내 쪽이다.'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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