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저녁 식사 자리, 서신의 내용이 식탁 위에 놓인 채로 오래도록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서신 위에 찍힌 왕실 인장이 붉게 번뜩였는데, 그 붉은 빛이 마치 이 집안의 운명을 미리 물들여놓은 것 같아 세아는 애써 시선을 접시 위로 돌렸다.
세아는 그 침묵 속에서 부모의 얼굴을 번갈아 살피며 속으로 계산을 이어갔다. '또 시작이구나.' 마법사단 편입이라는 말만 들어도 등줄기가 서늘해졌지만,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려 애썼다. 포크를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감추려 접시 위의 고기를 몇 번이나 뒤집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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