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그날은 화방에 손님이 유독 적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흐릿하게 낮게 가라앉아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그냥 그런 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쨓든 나는 오후 내내 창가에 앉아 밑그림을 정리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붓끝으로 종이 위에 남은 목탄 가루를 털어내고, 구겨진 스케치들을 순서대로 다시 묶고, 그러다 지루해지면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는 것. 화방 조수라는 직업의 팔 할은 이런 무의미한 기다림으로 채워진다는 걸 나는 이미 몇 달 전에 체득한 참이었다. '월급은 그대론데 할 일은 반토막이라니, 이거 완전 날로 먹는 자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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