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며칠 뒤, 조부모님 댁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한서이는 오랜만에 목소리에 웃음기를 담을 수 있었다. 매니저가 스케줄을 확인하러 방으로 들어오기 전, 잠깐 비어 있던 그 틈에 휴대폰이 울렸고, 액정에 뜬 이름을 보는 순간 한서이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일으켜 창가로 걸어갔다. 김순자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느릿하고 정겨웠는데, 다음 주말에 다시 오라며 좋아하는 갈치를 또 사놓겠다고 했을 때, 한서이는 대본 속 대사가 아닌 진짜 자신의 말로 대답했다.
"이번엔 꼭 갈게요, 할머니."
수화기 너머로 할머니가 흐뭇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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