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바위틈은 좁았다. 어깨를 접어야 겨우 몸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이 세상 전부가 되었다.
밤낮이 몇 번 바뀌었는지 세지 않았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관심 밖이었다.
신마구변은 배우는 것이 아니었다.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호흡이 저절로 맞춰졌다. 머릿속으로 초식을 떠올릴 필요조차 없었다.
첫날은 손끝 하나 까딱하는 데도 피가 흘렀다. 손톱 밑이 갈라지고, 팔꿈치 안쪽 살가죽이 벗겨졌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다. 팔이 무거워지지 않았다.
며칠이 더 지났다. 숨이 길어졌다. 한 번 들이쉰 숨으로 백 번의 동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 달이 흘렀다.
갈비뼈가 단단해졌다. 눈빛이 달라졌다. 바위틈 벽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도 낯설었다. 손바닥에 굳은살 대신 얇은 열기가 배어들었다. 그 열기는 사라지지 않고 손끝에서 팔뚝까지 흘렀다.
밤에 한 번, 몰래 산을 내려가 본가 담장 아래를 지났다. 발소리를 죽이고, 숨을 죽였다.
아버지의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서전, 여전히 아들의 방문을 지키고 있었다. 창호지 너머로 흔들리는 촛불 그림자가 보였다.
한설의 방 창가에도 그림자가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앉은 자세 그대로, 밤이 깊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돌아가지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발걸음을 돌려 다시 바위틈으로 올라갔다.
힘은 쌓였다. 그러나 세상은 나를 죽은 자로 알고 있었다.
그 착각을 언제까지 이용할지, 결정할 시간이었다. 계속 죽은 채로 있을 것인가. 살아 있는 자로 돌아갈 것인가.
그리고 산 아래에서, 낮게 울리는 비명이 들렸다.
한 번이 아니었다. 연달아 두 번, 세 번.
나는 바위틈 밖으로 몸을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