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단전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둔탁했다. 뼈가 아니었다. 몸 안쪽 깊은 곳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였다. 귀보다 배 속이 먼저 그 소리를 알아들었다.
서무봉의 손이 한설의 옷깃을 움켜쥐고 있었다. 한설은 벽에 밀려 있었다. 발끝이 겨우 바닥에 닿아 있었다. 눈이 커져 있었다. 입술이 새하얗게 질렸다. 소리도 내지 못했다.
나는 그 사이로 뛰어들었다.
생각은 없었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주먹이 날아왔다. 막았다. 팔이 저릿했다. 다시 날아왔다. 또 막았다. 뼈까지 울렸다. 세 번째는 막지 못했다. 명치에 진기가 박혔다. 단조체 육중 경지의 힘이었다. 내 사중과는 격이 달랐다. 하늘과 땅 차이였다.
숨이 턱 막혔다. 시야가 하얗게 튀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한설의 손목을 뒤로 잡아끌었다. 그 순간 서무봉의 진기가 통째로 쏟아졌다. 배 속에서 뭔가 끊어졌다. 실이 끊어지듯, 아주 조용히.
주저앉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손끝이 떨렸다. 바닥이 차가웠다.
서무봉이 나를 내려다봤다. 그의 눈에는 놀람도, 미안함도 없었다.
"이런 미친놈이."
그가 옷을 털며 돌아섰다.
"재수 없게 됐군."
발소리가 멀어졌다. 문이 닫혔다.
한설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입술이 떨렸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부르지도, 무슨 일이냐 묻지도 못했다.
나는 웃었다. 웃으려 했다. 그러나 웃음이 되지 못했다.
단전이 부서졌다. 열네 살, 단조체 사중이었던 나는 그 밤 이후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