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차연이 대추차와 유자차를 동시에 준비하라고 지시한 건 오전 나절이 끝날 무렵이었다. 볕이 마당에 길게 드리우고 상궁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는, 딱 그런 애매한 시각이었다. 나는 두 개의 찻주전자를 앞에 두고 어느 걸 올려야 하냐고 물었는데,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
알아서, 판단하라고. 참 편한 말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실수는 전부 남한테 떠넘기는 그 말투에서 나는 즉시 함정을 느꼈지만, 이미 두 개의 잔이 손에 들려 있었고 물릴 곳도 없었다. 이럴 때 발이 저절로 후궁전 쪽으로 움직이는 게 더 문제였다.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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