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항아리 표면에는 검붉은 얼룩이 얇게 번져 있었는데, 그 얼룩의 무늬가 마당의 식신 얼굴에서 보았던 검은 자국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역시 우연이 아니었나.' 나는 그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오히려 몸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앞으로 기울어지는 걸 느꼈는데, 이건 위험을 감지한 몸의 반응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마치 항아리 속에서 새어 나오는 그 탁한 빛이, 붕대 아래 감춰진 왼쪽 손목의 각인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손목이 뜨끈해지는 감각이 느껴지자 나는 반사적으로 팔을 뒤로 뺐지만, 이미 눈은 항아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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