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안개가 움직였다.
처음엔 바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바람치고는 이상했다.
방향이 없었다.
사방에서 동시에 밀려드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피부에 와닿는 감촉은 없었다.
발소리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림자가, 마치 안개 자체가 걸어오듯, 서서히 형체를 갖췄다.
키가 컸다.
어깨가 넓었다.
그것뿐이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눈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이상하게, 얼굴이 없다는 사실이 더 무서웠다.
차라리 흉측한 낯짝이라도 있었으면 나았을 것 같았다.
아귀들은 적어도 이빨을 드러냈다.
저건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았다.
설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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